무학과제

무학과제를 경험한 학생들의 실제 후기와 인터뷰 분석

ajunglee 2025. 8. 1. 23:57

제도보다 중요한 건 학생의 ‘경험’이다

무학과제(無學科制)는 단순한 교육 제도를 넘어, 학생 스스로 학문과 진로를 설계하는 교육 패러다임의 전환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카이스트, DGIST, 서울대 등에서 운영되는 이 제도는 기존의 ‘학과 중심’ 교육과 달리,
학생 개개인의 흥미, 적성, 사회적 관심사에 따라 커리큘럼을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제도의 취지는 긍정적이지만, 실제 학생들은 이 새로운 구조 속에서 어떤 어려움과 만족을 경험하고 있을까?
이번 글에서는 무학과제를 실제로 경험한 4명의 학생 인터뷰 내용을 기반으로,
이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전공을 설계했고, 어떤 진로를 만들었으며, 그 과정에서 어떤 고민과 성장을 했는지를 조명한다.
또한, 동일 연도 일반 학과 학생의 후기와 간단 비교를 통해 제도 차이에서 오는 경험의 온도차도 함께 분석한다.

무학과제 경험분석

인터뷰 사례 ① – “전공 없는 두려움, 스스로 설계하는 전공으로 바뀌다”

KAIST 융합기초학부 3학년 박지우(가명) 학생은 입학 초기 ‘전공이 없다는 것’에 막연한 불안을 느꼈다고 말했다.
주변 친구들이 물리학과, 전산학과 등 명확한 소속을 갖고 있는 반면, 자신은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1학년 2학기부터 직접 다양한 수업을 듣고, 전공설계 워크숍을 통해 자신의 관심사를 구체화하면서
그 불안은 점차 설계의 자유로움으로 전환되었다.
지우 학생은 현재 ‘AI + 뇌과학 + 인간공학’을 조합한 **‘인지 인터페이스 설계 전공’**을 스스로 설계해 학업을 진행 중이다.
그는 “처음엔 두려웠지만, 내 전공을 직접 이름 짓고 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 학과 학생들이 부럽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기 입학한 일반 학과 학생 A씨는 “학과는 정해져 있어 안정감은 있지만, 오히려 진로를 바꾸기 힘들었다”고 말해
자유 vs 안정이라는 교육 구조 차이의 실제 경험을 보여준다.

인터뷰 사례 ② – “전공 설계가 어렵지만, 스스로 만든 길이라 의미 있다”

DGIST에서 무학과제를 이수 중인 김태현(가명) 학생은 전공 설계의 어려움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태현 학생은 ‘환경공학 + 정책학 + 데이터 분석’을 결합한 기후금융 분석 전공을 스스로 설계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교과목 간 시너지 구조를 직접 짜는 게 처음엔 막막했고, 교수님과 상담도 3차례나 수정받아야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과정을 통해 그는 단순한 수업 선택이 아니라, 스스로 경로를 설계하는 능력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의 졸업 프로젝트는 실제 NGO 기관의 기후 리스크 보고서와 연계되었고, 졸업 후에는 녹색금융 관련 컨설팅사에 취업했다.
한편, 일반 경영학과 졸업생 B씨는 “정해진 과목만 듣다 보니 졸업은 편했지만, 회사에서 실무와 연결된 역량이 부족했다”며
무학과제 학생이 겪은 ‘어려움 속 실전성장’ 경험과의 차이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인터뷰 사례 ③ – “학과의 벽이 없으니, 협업과 융합이 자연스럽다”

서울대학교 실험학과 소속 유민아(가명) 학생은 무학과제의 가장 큰 장점으로 학과 간 벽이 없다는 점을 꼽았다.
그녀는 ‘심리학 + UX 디자인 + 기술경영’을 결합해 ‘감성 기반 사용자경험 전략’이라는 독자 전공을 설계했고,
해당 주제로 인문대, 미대, 공대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프로젝트 협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민아 학생은 “학과 구분 없이 과목을 선택하다 보니 오히려 다양한 전공 친구들과 섞이는 일이 자연스러웠고,
이 과정에서 내가 정말 어떤 분야를 잘하는지도 스스로 깨달았다”고 전했다.
반면, 일반 학과 학생들은 수업 구조상 대부분 같은 학과 사람들과만 어울리게 되고,
협업 프로젝트도 제한적인 범위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자기 분야에만 익숙해지는 문제를 경험한다고 말한다.
이는 무학과제가 단순한 커리큘럼의 자유를 넘어서, 사고의 확장성과 사회적 협업 역량까지 키우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무학과제 경험이 남긴 성장의 흔적들

인터뷰에 참여한 학생들은 한결같이 **‘무학과제는 어렵지만, 그만큼 성장의 여지가 큰 제도’**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스스로 전공을 설계하며 시행착오를 겪었고,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자신의 진로 방향을 명확히 정립해나갔다.
일반 학과제와 비교하면, 구조적 안정감은 낮지만, 자기주도성, 창의적 문제 해결력, 협업능력은 훨씬 더 강화되었다는 공통된 피드백이 있었다.
또한 인터뷰 학생 4명 중 3명은 졸업 직후 바로 진로와 관련된 직무에 취업했으며,
나머지 1명은 창업 준비 중일 만큼 실무 연계성도 높게 평가되었다.
무학과제가 주는 가장 큰 가치는 ‘정해진 길’이 아닌 ‘스스로 만든 길’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경험은 단지 학업적 성취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 변화 속에서도 유연하게 진로를 수정하며 살아갈 수 있는 역량을 길러주는 기반이 된다.
결국 무학과제는 미래형 고등교육의 한 방향성을 실천하는 살아있는 실험이자,
학생 성장의 깊이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제도임이 분명하다.

어떤 학생에게 어떤 제도가 맞을까?

자율전공학부는 정해진 학과 내에서 탐색과 비교가 필요한 학생,
즉 안정된 구조 속에서 방향을 찾고 싶은 학생에게 적합하다.
반면 무학과제는 스스로 학문과 진로를 정의하고, 기존 구조를 넘는 설계형 진로를 추구하는 학생에게 잘 맞는다.
진로가 아직 명확하지 않더라도, 도전정신이 있고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싶은 학생이라면
무학과제에서 훨씬 더 많은 성장 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