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학과제

서울대 무학과제 실험학과 운영 현황과 학생 반응

ajunglee 2025. 7. 31. 09:48

 

서울대학교가 시작한 조용한 혁신, ‘실험학과’

2025년 현재, 서울대학교는 국내 대학 중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교육 체계를 유지해왔던 대표적인 기관으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 대학이 시행하고 있는 **‘실험학과’**라는 시범 제도는 기존의 고정된 학과 중심 교육 구조를 뒤흔드는 조용한 혁신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험학과는 ‘무학과제’의 일종으로 분류되며, 일정 수의 학생을 선발한 후 학과를 지정하지 않고 자유롭게 과목을 수강하고 전공을 설계하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이러한 교육 실험은 기존 학과 중심 교육에서 탈피하여 학생의 자율성과 융합 능력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하며, 세계적인 교육 흐름에 발맞추려는 시도로도 볼 수 있다.


서울대학교는 이 제도를 단기적인 실험으로 치부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학문 간 경계를 허무는 정규 교육과정으로의 전환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서울대 실험학과의 운영 방식, 제도 도입 배경, 내부 구성, 그리고 학생들의 실제 반응을 바탕으로 이 제도의 현주소를 객관적으로 분석해본다.

서울대 실험학과의 탄생 배경과 기본 운영 구조

서울대학교는 2022년부터 소규모 형태로 ‘실험학과’라는 명칭의 시범 전공 설계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
이 제도는 **“학문 간 경계 해체와 창의적 문제 해결 인재 양성”**을 핵심 철학으로 하며,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유연한 교육 체계 구축을 목적으로 한다.
실험학과는 공식적인 학사 시스템 상 ‘정식 학과’가 아닌 자율설계형 전공 개발 파일럿 프로그램으로서, 학생들은 3학년부터는 스스로 설정한 전공 로드맵에 따라 졸업 논문을 준비하게 된다. 또한 실험학과 학생들에게는 학내 타 학과 수강 우선권, 소규모 튜토리얼 세션, 외부 멘토 연계 등 차별화된 교육 지원이 제공되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기존의 ‘자율전공학부’와는 달리 공식 학과에 소속되지 않고도 독립적인 학사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무학과제에 더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험학과에 참여한 학생들의 실제 경험과 목소리

실험학과에 참여한 학생들은 기존 학과 중심 교육과는 전혀 다른  ** 자기 주도형 학습 경험 ** 을 가장 큰 특징으로 꼽는다.
한 학생은 인터뷰에서 “처음엔 불안했지만, 학과라는 틀에서 벗어나 다양한 수업을 자유롭게 수강하면서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 사람인지 명확히 알게 됐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학생은 “기존 전공에서 제공하지 않는 융합형 커리큘럼을 직접 설계하면서 문제 해결력과 기획 역량이 눈에 띄게 성장했다”고 말했다.

 

서울대 무학과제 실험학과

특히 실험학과에서는 공학과 인문학, 사회과학과 생명과학 등 이종 학문 간의 조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며, 학생들은 이를 통해 독창적인 연구 주제나 창업 아이디어를 도출하기도 한다.
그러나 자유가 주는 고민도 분명 존재한다. 일부 학생은 커리큘럼 설계에 있어 방향 설정이 어려웠으며, “교수님들조차 실험학과의 커리큘럼 구성 경험이 부족해서 피드백이 한정적이었다”고 말한다.
또한 전공 커뮤니티가 따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소속감 결여’나 ‘졸업 후 취업에서의 불확실성’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학생은 자신이 선택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경험 자체에 큰 의미를 둔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이 제도가 확장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제도적 한계와 교육 현장의 현실적인 과제들

실험학과는 매우 참신하고 미래지향적인 시도이지만, 실제 운영 과정에서는 몇 가지 분명한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첫 번째로는 학사 행정 시스템의 비효율성이다. 기존 학과 중심의 시스템에서는 학생들의 수강, 졸업 요건, 장학금 심사 등이 표준화되어 있으나, 실험학과에서는 학생별로 커리큘럼이 달라 졸업 요건 관리가 어렵다.
두 번째는 지도 교수진의 준비 부족이다. 융합형 커리큘럼에 대해 전문적인 상담이 가능한 교수진이 많지 않고, 일부 교수는 무학과제에 대한 이해도 자체가 낮아 학생의 학습 경로 설정에 실질적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도 발생한다.
세 번째는 사회적 인식 부족이다. 국내 기업 인사 담당자들은 여전히 학과 중심 이력서에 익숙하며, ‘실험학과’라는 명칭이 명확한 전공역량을 나타내지 않는다는 점에서 채용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또한 정부의 고등교육 정책과의 연결 부족 역시 문제로 지적된다.
고등교육 재정지원사업에서 여전히 학과 단위의 실적 중심으로 평가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실험학과의 확장에는 구조적 제약이 따른다.
서울대학교 내부에서도 이 제도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지속적인 행정 및 제도적 개선이 없다면, 실험학과는 한시적 시범 프로그램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는 평가가 존재한다.

서울대 실험학과가 한국 대학 교육의 미래가 될 수 있을까?

서울대학교의 실험학과 제도는 한국 대학 교육이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 학생 개별성과 자율성을 중심으로 전환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실험적 사례다.
비록 현재는 시범적인 규모로 운영되고 있지만, 그 안에서 학생들이 보여주는 자기 주도 학습, 융합적 사고,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은 매우 인상적이다.
다만, 이 제도가 제대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행정 시스템, 교수진 역량 강화, 사회적 인식 변화, 채용 시스템과의 연계 등 다층적인 제도 개선이 병행되어야 한다.
실험학과가 단순한 시범 사업이 아닌, 서울대학교 교육 철학의 방향을 바꾸는 ‘전환점’이 되기 위해서는 보다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정책 설계와 제도 정비가 필수적이다.
앞으로 이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된다면, 서울대를 시작으로 타 대학에도 점차 무학과제가 확대 적용되며, 대한민국 고등교육의 패러다임 자체가 재편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